성서 밖의 복음서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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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옮긴이)  
이재길 지음
카테고리
종교/신화/철학
펴낸날
2007.04.23
쪽수
336p
가격
12,000원



이 책은 대표적인 영지주의 경전들을 선택해 우리말로 옮기고 엮은이 나름대로의 풀이를 덧붙여 만들어졌다. 이단 사냥꾼과 박해자들의 손을 용케 피하며 천6백 년의 세월을 견뎌온 소중한 문서들 ― 《베를린 코덱스 8502》에 포함된 <마리아복음>, 《나그함마디 문서》에 포함된 <도마복음><요한의 비밀서><야고보의 비밀서><싸우는 자 도마서>, 《도마행전》에 실린 짧은 시 <진주와 찬미> 등 ― 을 함께 살펴보는 작업이, 독자 여러분의 영적 목마름을 해갈解渴해주고 오랫동안 망각해온 참나(眞我)를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중재자가 필요한 자는 화가 있다.
은총이 필요한 자는 화가 있다.
두려움 없이 말하고 스스로 은총을 얻은 자는 복이 있다.
- <야고보의 비밀서>


깊은 잠에서 깨어난 영지주의 경전들

4세기 초 콘스탄틴이 로마 제국을 통일하던 무렵, 북부 이집트의 한 지역에는 그리스도교 최초의 수도 공동체인 파코미우스 수도원이 세워졌다. 그곳의 수도승들은 영적인 성장과 성숙을 위해 성서와 더불어 여러 가지 종교/철학 서적들을 함께 탐독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4세기 후반, 황제의 힘을 등에 업은 알렉산드리아의 한 감독은 '이단'적인 문서를 전부 소각하거나 파기하라고 명령했다. 수도원 도서관에서 마지못해 소중한 경전들을 꺼내오긴 했으나 차마 불태울 수 없었던 그 수도승들은 비밀리에 그 문서들을 큰 항아리에 담아 둥근 바위 옆에 묻었다.
1945년 12월 어느 날, 이집트의 무하마드 알리라고 하는 한 농부가 나그함마디Nag Hammadi라는 마을 근처에서 땅을 파고 있었다. 알리는 문득 땅속에 뭔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큰 항아리였다. 알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잠시 망설다가, 용기를 내어 항아리를 깨뜨렸다. 그 안에는 알리가 기대한 황금 대신, 고대 이집트어의 한 형태인 콥트어로 쓰인 고대 문서들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나그함마디 문서(Nag Hammadi Library)》라고 불리는 영지주의 경전집이다. 비록 알리가 기대한 황금은 아니었지만, 천6백 년 만에 세상에 드러난 이 고대 문서들은 항아리 속에 들어 있을 수 있는 그 어떤 보물보다도 귀하고 값진 보물임이 틀림없다.


영지주의란 무엇인가

 영지靈知는 그노시스gnosis를 옮긴 말이다. 그노시스는 직접적인 체험을 통한 ‘이해’ 또는 ‘통찰’을 의미한다. 영지주의자들은 관념적인 지식이나 이론적인 지식을 추구하지 않았다. 영지주의자들은 누군가가 가르쳐주는 특정한 교리나 신앙의 체계를 통하여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구원이란 타인이 체험한 바를 전해 들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체험한 그노시스를 통해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유대교나 시간이 갈수록 조직과 체계를 더욱더 완전하게 갖추어가는 이른바 정통 그리스도교에 몸담지 않고, 자신의 구원을 스스로 찾아 나선 구도자들이었다. 그들은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말하면서 교회 자체가 '구원의 방주'라고 설교한 주류 그리스도교 교부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었다.
영지주의자들은 창조, 하느님, 인간, 선과 악, 영과 물질 등과 같은 종교와 철학의 근본 문제를 철저하게 다시 탐구하고 파헤쳤다. 그들은 몸소 경험한 종교적 체험을 바탕으로 구약성서의 창조신화를 새롭게 쓰고, 예수의 어록을 재해석하고, 고대 철학사상을 풀어냈다. 그 결과 영지주의 경전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마리아복음

<마리아복음>은 여자인 막달라 마리아가 전한 복음이라고 전해질 뿐만 아니라, 예수가 다른 어떤 제자들보다도 사랑한 여인이 바로 막달라 마리아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우리는 <마리아복음>에서 베드로와 마리아, 남자와 여자, 주류 그리스도교와 영지주의(혹은 비주류) 그리스도교, 육체적 예수의 가르침과 신비적 예수의 가르침 사이의 갈등을 읽을 수 있다. 저작 연대는 1세기 말에서 2세기 초로 추정된다.


도마복음

<도마복음>에서 예수가 들려주는 가르침은 비의秘意적인 수수께끼에 가깝다. <도마복음>은 해답이 수록되어 있지 않은 예수의 '수수께끼 문제집'이라 할 수 있다. 예수는 반복해서 자기 자신을 알라고 가르친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만물의 근원(시작)이자 목적(끝)인 하느님을 알게 됨을 뜻한다. 예수는 누구든지 자신의 수수께끼를 풀어 “말씀들의 참뜻을 발견한 자는 결코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어록 1)이라고 약속한다. 저작 연대는 서기 70년에서 90년 사이로 추정된다.


요한의 비밀서

 세베대의 아들이자 야고보의 형제인 요한과 부활한 예수의 대화로 이루어진 <요한의 비밀서>는 외부 이야기(요한과 예수의 대화)와 내부 이야기(창조와 타락과 구원에 대한 예수의 가르침)가 동시에 전개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구속拘束’이냐 ‘구원救援’이냐를 놓고 얄다바오트(거짓 신)와 구원자들이 벌이는 치열한 대결의 역사歷史가 상세히 서술하면서 영지주의적 창조 신화의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고전 중에 하나다. 저작 연대는 서기 80년에서 120년 사이로 추정된다.


야고보의 비밀서

<야고보의 비밀서>는 예수가 부활하고 550일이 지난 후에 제자들 앞에 나타나 특별히 베드로와 야고보에게 들려준 비밀스런 가르침이다. “중재자(예수)가 필요한 자는 화가 있다”고 경고하며 정통 그리스도교의 구원론救援論을 사정없이 비판하는 <야고보의 비밀서>는, 다른 영지주의 문서들과 마찬가지로 구원은 그노시스(지식)를 통하여 스스로 하늘 왕국을 발견하고 자신을 충만케 한 자만이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이 문서를 읽음으로써 주류 기독교와 영지주의 기독교가 어떤 지점에서 갈등을 일으키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저작 연대는 서기 150년 이전으로 추정된다.


싸우는 자 도마서

 도마 공동체에 의해 수집되고 기록된 지혜 모음집으로 보이는 <싸우는 자 도마서>는 예수와 도마의 대화 형식을 취하는 첫 번째 부분과 예수의 설교 형식을 취하는 두 번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에서 예수는 주로 '지식의 본질', '자신에 대한 지식', '육체의 쓸모없음(無用)' 등에 대해 도마와 대화를 주고 받고, 금욕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두 번째 부분에서는 육체를 사랑한 어리석은 자들에게 대한 정죄와 처벌에 대해 설교한다. 저작 연대는 2세기 말에서 3세기 초로 추정된다.


진주의 찬미

<도마행전>에 실려 있는 <진주의 찬미>는 진주를 찾아 여행을 떠난 한 왕자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들려준다. 은유로 가득 찬 <진주의 찬미>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왕자'와 '진주'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신학자들은 ‘진주’는 자기 지식, 즉 그노시스를 뜻하고 '왕자'는 영혼을 구원하고자 완전한 세계(천상)를 떠나 지상의 몸을 입는 ‘구원자’를 뜻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저작 연대는 <도마행전>이 쓰인 3세기보다 조금 빠른 2세기 무렵으로 추정된다.


차례

책을 열며

Ⅰ_ 영지주의란 무엇인가?
1. 영지주의 경전들의 발견
2. 영지주의자와 영지주의 복음서
3. 신비한 지식 그노시스와 구원

Ⅱ_ 영지주의 경전 읽기
1. 마리아복음
2. 도마복음
3. 요한의 비밀서
4. 야고보의 비밀서
5. 싸우는 자 도마서
6. 진주의 찬미

 영지주의 주요 용어 정리
 참고문헌과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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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엮고지은이 이재길
해남에서 태어나서 한신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는 《내 삶이 메시지다》《이것이 영지주의다》가 있으며, 현재 또다른 배움과 경험을 얻기 위해 아내와 함께 미국 메인 주에 살며 Bangor Theological Seminary에서 공부하고 있다.